가을걷이
지금은 기적들을 해가 지는 먼 곳으로 따라 보내소서
지금은 비둘기 대신 저 공중으로 산 까마귀 들을
바람에 날리소서.
많은 진리들 가운데 위대한 공허를 선택하여
나로 하여금 그 뜻을 알게 하소서
이제 많은 사람들이 새 술을 빚어
깊은 지하실에 묻을 시간이 오면
나는 저녁 종소리와 같이 호올로 물러가
나는 내가 사랑하는 마른풀의 향기를 마실 것입니다
<김현승의 '가을의 시' 중에서>
가을은 계절 자체만으로도 한 편의 시가 됩니다.
흥에 겨운 곡조 보다 몇 소절의 발라드가
더 잘 어울리는 계절입니다
이 계절을 사랑하노라 고백하며
떨리는 마음으로 감히 묻습니다.
"당신의 들판에 심기워진 알곡은 무엇입니까
수확을 기다리는 열매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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