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목계(木鷄)

燕巖 2017. 9. 13. 10:26


목계(木鷄)

 

옛날 주()나라 임금 선왕(宣王)은 닭싸움(투계 鬪鷄) 구경을 좋아했다.

왕에게 괜찮은 투계 한마리가 생기자 '기성자'라는 당대 제일가는 투계 조련사를 찾아가

최고의 투계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닭을 부탁한 왕은 자신의 닭이 얼마나 많이 발전했는지 궁금해 닭을 맡긴지 10일 후에 물었다.

 

"닭이 싸우기 충분한가?"

"아닙니다. 닭이 강하나 교만하여 아직 자신이 최고인 줄 알고 있습니다.

교만을 떨치지 않는다면 투계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기성자'의 대답을 듣고 돌아간 왕은 다시 10일 후에 찾아와 물었다.

"닭이 싸우기 충분한가?"

"아닙니다. 상대방의 소리와 그림자에 너무 쉽게 반응합니다."

 

다음 10일 후 왕은 다시 물었습니다.

"닭이 싸우기 충분한가?"

"아닙니다. 상대방을 노려보는 눈초리가 너무 공격적입니다."

 

다음 10일 후 왕은 다시 물었습니다.

"이제 닭이 싸우기 충분한가?"

이제 '기성자'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습니다.

". 닭은 상대방이 소리를 질러도 아무 반응을 하지 않습니다.

완전히 마음의 평정을 찾아 마치 목계(木鷄)같이 보입니다.

닭이 덕을 완전히 갖추어가고 있습니다.

어느 닭이라도 그 모습만 보고도 도망칠 것입니다."

 

- 장자(莊子)의 달생(達生) -

 

목계(木鷄)라는 말이 유명해진 것은  이병철 삼성그룹 전회장의 가르침 때문이었습니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에 입사할 때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받은 2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경청 傾聽 -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참고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 것'이라는 휘호였고

다른 하나가 바로 목계(木鷄)였다고 하죠.

 

목계(木鷄) 일화가 이야기하는 바는 승패에 집착하지 않는 자야말로 무적의 강자.

모든 싸움판이 그렇습니다.

 

크든 작든 싸움판에서는 생명을 소진하며 싸우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에너지를 함부로 소진하지 않는 것이 대인배의 풍모입니다.

언젠가 한번은 자신의 생명 줄을 걸고 싸워야 할 때가 온다는 걸 알고

진검승부를 걸어야 할 때 아낌없이 자신의 실력을 드러내 단판승부를 내야 합니다.

그전엔 무조건 목계(木鷄)처럼 초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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