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지론(중급)

제2강. 대운(大運)과 세운(歲運)

燕巖 2015. 9. 29. 12:04

제2강. 대운(大運)과 세운(歲運)

 

 

 

1. 대운과 세운

 

 

1). 대운의 배열법

 

(1) 사주와 운의 관계

 

사주는 고정적이고 운()은 유동적인 것이다. 아무리 사주를 좋게 가지고 태어났더라도 운을 잘못 만나면 잘 풀리지 않으니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일간은 시간의 변화인 대운과 세운의 제한을 받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운이 인간의 길흉화복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이다.

 

운이란 인생의 행로와 같은 것인데 우선 사주의 구조를 살피고 분석한 후에 대운과 세운의 방향을 분석하여 운명을 감정하는 것이다. 사주가 좋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운을 만나더라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릇의 크기는 존재하는 것이고 이를 먼저 관찰하고 운을 살피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사주가 좋으면 나쁜 운이 오더라도 어려움은 겪게 되겠지만 기본적인 생활을 하다가 조금만 좋은 운이 오면 금세 발전하는 양상을 보일 것이고 사주가 나쁘고 좋은 운이 오면 발전은 하겠지만 그것도 잠시뿐 운에 따라서 기복이 매우 심할 것이다. 사주는 좋으나 운을 만나지 못하여 뜻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운명은 정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바꿀 수 있다는 의미도 가진다. 이미 정해진 운명을 바꿀 수 없다면 역학을 공부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끝없이 지나가는 선택의 순간에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서 역학이 필요한 것이다. 변화를 읽는 학문이라고 본다.

 

3 7이라는 말이 있다. 사주팔자가 30%, 운이 70% 정도 영향력을 갖는다는 뜻입니다. 그 정도로 운세가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사주를 갖고 태어나도 운을 잘못 만나면 강태공 처럼 60년간 때를 기다려야 하다. 물론 기본적인 사주 구조는 갖추어야 겠지만 사주와 운이 정반대로 흘러가면 마치 고급 승용차가 자갈길을 지나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랍니다. 이렇듯 대운과 세운은 우리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2) 대운의 배열법

 

대운은 10년 동안의 길흉을 주관하고 세운은 1년 동안의 길흉을 관장한다. 명리에서는 하나의 대운 간지로 10년을 판단하고 3일을 1년으로 환산하여 세운을 판단하여 절입일에서 다음 절입일 사이의 평균적인 기간인 30일을 10년으로 추산하기 때문이다.

 

양년생의 남자와 음년생의 여자는 출생일로부터 돌아오는 절기의 날짜수를 3으로 나누고 음남양녀(陰男陽女)의 대운은 순행하고 음남양녀(陰男陽女)의 대운은 역행한다.

 

양남(陽男)이란 태어난 생년의 년간(年干)이 양인 경우를 말하고 음남(陰男)이란 태어난 생년의 년간이 음인 경우를 말한다. 양간(, , , , )과 음간(, , , , )을 뜻한다. 월주 간지를 육십갑자의 순서에 따라 순행시키거나 역행시키는 것이다.

 

양남음녀는 월주 간지가 육십갑자의 순서대로 대운이 진행하고 음남양녀는 육십갑자의 순서가 거꾸로 진행한다. 출생일로부터 과거절이나 또는 미래절 까지의 날짜수를 3으로 나눈 수가 1이면 대운이라고 하고 2이면 2대운, 3이면 3대운, 9이면 9대운, 10이면 10대운이라고 한다. 대운 수를 계산할 때는 출생일 출생시 부터 미래절 혹은 과거절이 드는 시각까지의 날짜수를 3으로 나눈다. 나머지가 1이면 나머지를 버리고 나머지가 2이면 나눈 답에 1을 첨가한다.

 

대운은 계절의 연장이며 사주에서 계절을 대표하는 것은 월주이므로 대운은 월주의 진행인 것이다. 만세력에 대운 수가 표시되어 있으니 간편하게 대운 수를 알 수 있다.

 

대운 보는 법은 월주를 기준으로 이어가는 계절의 연장선에서 보면 당연히 지지를 바탕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며 대운의 천간은 사주의 천간과의 관계를 살피는 것이 맞는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2). 세운의 배열법

 

(1) 세운과 대운의 관계

 

세운은 매년의 간지를 일컫는데 세운은 1년을 주관하는 것이고 12년을 주기로 돌면서 1년간의 길흉을 관장한다. 월주 간지가 발전한 대운 간지는 10년을 좌우하면서 매년 바뀌는 세운의 간지와 안과 밖의 관계를 이룬다. 세운은 속이고 대운은 표면인데 이 두 개의 관계는 뗄 수 없도록 밀접히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사주를 판단할 때 길흉화복과 생사를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주와 대운과 세운을 배합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주로 대운은 밖에서 보이는 환경이나 상황을 뜻하고 세운은 실제적인 생활이나 형편을 뜻한다고 보면 되겠다.

 

대운은 외형적으로 밖에서 보는 입장에서의 변화를 의미하며 실제적인 형편은 세운을 관찰하는 것이 타당하다. 큰 의미로 살고 있는 집이나 사업의 규모는 대운에서 관장을 하며 소득이나 실제 생활의 상황은 세운이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고 보겠다.

 

대운은 주거지나 큰 흐름을 보는 것입니다. 계절이라고 생각을 해보자. 세운은 큰 의미가 아니고 작게는 호주머니 사정 정도로 보면 된다. 대운과 세운의 구분을 명확하게 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무조건 대운이 협조적이어야 좋다. 대운이 좋으면 아무리 세운이 안 좋아도 망하지 않는다. 대운만 좋으면 유지가 된다. 그러니 대세는 대운이 되겠다. 만약에 대운이 좋은데 세운이 나쁘다면 외부에서 보기에는 전혀 변동사항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상황은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크게 잘못되지는 않고 넘어갈 수가 있다.

 

대운이나 세운 모두 지지는 현실이니까 당연히 지지를 우선으로 해석을 한다. 천간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사주팔자 천간과 대운의 천간이 합, , 형을 따져 보아야한다.

 

10년 주기와 30년 주기 대운과 1년 주기의 세운의 주기는 볼 수는 있지만, 오늘 내가 짬뽕을 먹을지 짜장면을 먹을지는 귀신도 모른다. 그러면 대운 세운만 있고 명리에는 월운과 일진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월운에 1월부터 12월까지 목 일간은 똑같은가. 아니면 아침에는 손해보고 낮에는 돈 벌고 그런가? 그렇지 않다. 사주 구조상 대운 세운까지는 큰 이미지로 봤을 때 상승세나 하락세로 대충 이런 곡선을 그리고 가겠구나를 알 수 있지만 월, 일까지 알아맞추는 능력은 떨어진다. 이게 한계다. 평생의 운 자체는 볼 수 있지만 올해 틀림없이 교도소에 갈거다 그것은 아니다. 교도소를 거거나, 병원에 가거나, 소송에 휘말리거나, 세무에 관한 일을 당할 것이다. 답답한 일이 생길 것이다 이지, 꼭 교도소에 간다, 이런 것은 없다.

 

 

(2). 세운의 배열법

 

대운의 간지는 10년을 주관하고 세운의 간지는 1년을 관장한다. 대운과 세운의 배합 방법은 대운은 큰 틀에서 살아가는 환경이나 상황을 결정하는 것으로 보며 세운은 그해에 일어나는 사건이나 일들을 관장한다. 인생의 큰 흐름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대운이 우선할 것이고 현실적인 문제나 상태를 알아보는 것은 세운을 살펴야 할 것이다. 60갑자를 기준으로 본다면 세운은 12년을 주기로 매년 돌아오는데 간지가 모두 같은 세운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60년이 걸릴 것이다. 대운과 세운에 대한 여러 가지 학설이 있는데 여기서는 간단히 기본 개념만 알고 넘어가기로 하고 뒤에 수많은 학설들을 정확히 짚어 보고 판단을 해야 한다.

 

 

 

2. 대운 보는 법

 

(1) 자평진전 학설

 

팔자(八字)를 입수하면 반드시 천간과 지지를 모두 살펴본 후에 지지가 천간의 생지(生地)가 되고 천간이 지지의 투출인지를 분별해야 한다. 예컨대 사주에 하나의 이 천간에 있다면 네 개의 지지를 살펴서 , , , 등에 통근했는지의 여부를 가려야 하는 것이니 한 개라도 있으면 갑의 뿌리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한 개의 가 지지에 있을 때는 사주의 천간을 살펴서 이나 이 투출했는지를 보아야 하니 , 에 통근하면 용신이 될 역량이 있기 때문이다. , 이 둘 다 투출했다면 둘을 병용한다.

 

대운을 논하는 것은 사주 원국을 논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원국을 볼 때는 사주 간지를 월령과 배합해서 희기를 정하고 대운의 희기를 정할 때는 대운의 간지를 팔자의 희기와 배합해야 한다. 그러므로 대운의 한 글자마다 반드시 원국의 간지와 배합하여 종합적으로 관찰하면 희기와 길흉을 분명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옛 선현들은 대운을 지지를 중시했고 유년은 천간을 중시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렇게만 보면 판단이 빗나가므로 유년을 볼 때도 반드시 지지를 참작해야 한다.

 

고전에 보면 대운을 해석할 때 천간 5, 지지 5년으로 나누어 보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고 또 어떤 책에는 천간 3, 지지7년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개두라는 것은 대운의 천간을 중요하게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절각이라는 것은 천간의 기운이 좋아도 지지가 반대 기운이면 좋지 못하다는 뜻이 된다. 전극이라는 것은 대운과 세운 천간이 상극됨을 말하고 대운과 세운이 충이 되는 상황을 흉하게 보기도 한다.

 

대운이라는 것은 월지에서 이어져 나가는 것으로 계절의 연장이라고 본다. 대운은 지지를 우선으로 해석을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자평진전에서는 지지를 기준으로 천간을 참고하는 방법을 택한다

 

(2). 필자의 선택

 

자평진전에서 주장하는 학설을 따르기로 한다. 그 이유는 대운의 특성인 계절의 연장이 지지에 있음은 당연한 것이고 천간 또한 사주에 미치는 영향이 있기 때문에 천간지지를 분리해서 해석하지 말고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봐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지를 기준으로 계절을 보고 천간은 오직 사주팔자의 천간과 합, , 형을 따져 본다. 개두나 절각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천간과 지지는 별개의 것으로 해석을 해야 한다 천간과 지지는 서로 아무런 작용도 하지 못한다. 천간과 지지가 상극하거나 상충하는 것도 인정하지 않는다. 12운성으로 관계를 파악할 뿐이다. 대운 천간 5년이나 지지 5년도 있을 수도 없는 발상이다. 무조건 대운이나 세운 모두 지지를 기준으로 파악을 하고 천간은 사주에 있는 천간과 합, , 형 관계만 참고하자.

 

지지 중에서 진술축미는 개고작용이라고 하여 진 안에 들어있는 지장간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열쇠인 술이 충을 해 주어야 사용이 가능 하다는 주장은 실전에서 맞지 않는다. 축 또한 미가 와서 충을 해야만 지장간에 있는 글자들을 사용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전혀 맞지가 않는다. 그래서 개고작용을 채택하지 않는다. 지지에 있는 지장간 끼리 암합이나 암충도 사용하지 않는다. 그런 해석이 나오는 이유는 미리 답을 정해 놓거나 어떤 결과를 두고서 해석을 하다 보니 어떻게 해서든 그런 부분까지 억지로 맞춰 내야 하는 상황에서 이것저것 갖다 붙이다 보니까 빚어진 결과라고 본다. 요즘은 신살론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것 같다.

 

 

3. 대운이 사주에 미치는 영향

 

자평진전에 이르되 사주의 격국은 팔자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런데 대운과 배합하면 성격으로 변하는 수도 있고 파격으로 변하는 수도 있다격국이 대운을 만나 변하는 것은 대운의 희기(喜忌)를 논하기에 앞서 고찰해야 하므로 매우 중요하다.

 

팔자 원국의 격국이 어떤 대운에 이르러 일시적으로 격이 변하여 성격이 파격이 되고 파격이 성격으로 변하므로 그 대운의 희기를 논할 때 단순히 대운의 오행이 원국의 희신에 부합하는지 아닌지를 가지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대운과 사주명조를 잘 대조하여 격국에 미치는 영향을 잘 살펴야 한다.

 

사주팔자라는 것이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모든 사건사고를 증명해 보여줄 수는 없다. 또한 본인의 사주팔자나 운세와는 상관없이 배우자나 자녀들과의 관계에서도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아버지 본인 사주에는 별 이상 징후가 없는데 자녀의 사주나 운에서 아버지가 입묘되거나 충을 당하는 운이 온다면 그런 문제로 말미암아 아버지에게 문제가 발생하는 수도 있다. 이러한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벌어지는 문제도 있는데 우리는 무조건 모든 문제를 사주팔자 또는 운에서 사건의 답을 찾으려 하다 보니 억지 주장이 생기는 것이다.

 

 

1). 성격(成格)

 

사주의 격국이 이루어졌으나 완전하지 않은 경우에 대운을 만나 격국이 완전해진 것을 말한다. 예컨대 일주가 辰月에 나고 사주의 천간에 이 있으면 , ()이 이루어져서 각자의 역할을 정지시킴으로 완벽한 정관격이라고 할 수 없다. 이때 대운에서 이나 를 만나면 과 삼합(三合)하여 지지에 정관국을 이루므로 정관격이 완성된다.

 

일간이 辰月에 나고 사주에 이나 가 있으면 인수가 을 이루었으나 천간에 이나 가 없는 한 인수격을 완전히 이루었다고는 할 수 없다. 이때 대운에서 이나 가 온다면 완전한 인수격이 완성된다. 이렇게 투간된 천간이 없거나 합이나 충에 의하여 격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던 상황에 대운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면 성격이 된다는 것으로 대운이 사주에 미치는 영향력을 말하는 것이다.

 

파격이 되어 있던 사주명조를 성격으로 바꿀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성격이 되어 있던 사주명조를 파격으로 바꿀 수 있는 영향력도 가지고 있다. 그러한 영향력을 관찰하고 판단하는 것이 대운을 올바르게 보는 방법이다. 사주학에서 팔자보다 운을 더 크게 보는 이유도 이러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2). 변격(變格)

일주가 戌月에 났는데 사주 천간에 가 모두 있고 지지에 , 가 있다면 재왕생관격(財旺生官格)으로 판단한다. 이때 대운에서 가 온다면 월지 본기 의 칠살이 되살아나 칠살격으로 변하게 된다. 일주가 亥月에 출생하고 사주에 의 정관이 있어 정관이 용신이라면 건록격에 정관이 용신인 사주라고 하겠다. 이때 대운에서 卯未가 오면 三合하여 으로 변하므로 건록격이 상관격으로 변하게 된다. 이런 경우를 일걸어 대운에 의해 격()이 변한다고 하는 것이다.

 

대운은 반드시 십 년을 함께 보아야 하고 천간지지를 모두 관찰해야 하니 한글자의 희기로써 길흉을 속단하지 말라. 명조의 희신과 용신을 운에서 도우면 길하고 명조의 너무 왕성한 신은 운에서 이를 억제해야 한다. 대운은 사주와 배합하고 나서 비로소 희기를 판별해야 하니 대운의 한 글자를 명조의 간지와 배합하고 나서야 길흉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대운이 사주에 미치는 영향중에서 가장 중요한 작용은 성격과 변격으로 격은 사주팔자 중에서 가장 강한 기운을 말하는 것으로 팔자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다고 하겠다.

 

 

마무리

 

어떻게 사주팔자 8글자와 대운, 세운으로 인생의 모든 사건사고를 다 알아 맞힐 수가 있을까. 사주 명리학은 100% 정확한 학문이고 모든 것을 증명해 보일 수 있는 학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을 했고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했다. 하지만 생각해 보자. 이 세상에 완벽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법이 완벽합니까? 도덕이 완벽합니까? 의학이 완벽합니까? 세상에 모든 질병 중에서 의학적으로 병명을 알 수 있는 병이 전체 질병에 40%밖에 안 된다는 사실? 의학적으로 모르는 병이 60%랍니다. 또한 이름을 아는 질병 가운데 의학적으로 치료가 가능한 질병은 거기에서 다시 40%랍니다. 그런 의학을 우리는 대단한 학문으로 의지하고 절대적인 신의믈 가지고 산다.

 

하물며 명리학은 어떨까? 명리학은 의학에 비교하면 대단한 학문이다. 이 세상에 완벽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명리학 또한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명리학보다 더 훌륭한 미래예측 학문은 없다.

 

모든 사람들이 명리학을 처음 접할 때부터 도사가 되겠다는 의욕에 불타서 열심히 공부하면 1정확하게 운명을 모두 볼 수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시작을 한다. 출발점부터 우리는 함정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완벽함을 추구하기 때문에 이룰 수 없는 희망을 품게 된다. 그것이 문제가 되어 스스로를 영원히 빠져 나올 수 없는 수렁에 빠지게 만든다. 완벽하지 않은 것을 완벽하다고 보는 실수로 인해서 아무리 노력해도 영원히 이룰 수가 없는 꿈을 간직하고 거기에 이르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빠져서 명리를 포기를 하거나 크게 자신에게 실망을 하게 된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이다. 그런 어리석은 착각은 하지 마시기 바란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다 알게 되는 문제다.

 

명리학 이론은 100% 정확하다는 허풍이나 감언이설에도 절대로 속지 마세요. 세상에서 명리이론으로 100% 모든 일들을 알아낼 수 있다는 장담을 하다가 공개적인 몇 가지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하여 망신만 당하고 소리 없이 사라져간 고수들이 많다. 본인 학문이 완벽하지 못하니까 저런 소리를 하는 것이라고 말을 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상관은 없다. 스스로를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

 

대운이란 한 사람의 인생을 10년 단위로 지배하는 운세다. 팔자가 평생을 함께 하는 원형이라면 대운은 그 원형이 걸어가는 시절인연이다. 사람마다 대운의 숫자는 같지 않다. 만세력에서 사주를 뽑으면 그 일간에 대운 숫자가 나온다. 3이면 세 살, 13, 23, 33살 등등이고, 5면 다섯 살, 15, 25, 등등. 말하자면 사람마다 대운의 기준이 다른 것이다. 그리고 이 기준은 원국 사주로부터 뽑는다. 원국의 동그라미 안에 대운의 리듬이 내포되어 있는 셈이다.

 

모든 사람의 대운이 십년마다 변한다는 건 여러 모로 의미심장하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듯이, 사람의 인생 또한 그러하다. 생리학적으로 몸을 이루는 세포들도 최소 7년이면 물갈이를 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1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아주 다른 존재다. 그렇다면 대운이 달라진다는 건 외부적 조건이기도 하지만 내 존재의 주름 하나가 펼쳐지는 내부적 변용이기도 하다. 생로병사는 늙고 병든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더 구체적으로는 몸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주름을 펼치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대운의 변화 또한 존재가 밟아가는 단계의 표현일 수 있다. 여덟 개의 카드 위에 겹쳐진 변화의 리듬, 그것이 곧 대운이다. 대운 또한 오행의 순서를 밟아 변해간다. 대운의 흐름은 순행과 역행이 있는데, 순행은 육십갑자의 순서를 따라가는 것이고, 역행은 갑자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다. 예컨대 을축에서 시작하는 경우, 순행이라면 병인/정묘/무진/기사 등으로 진행되고, 역행이라면 갑자/계해/임신 등의 순서를 밟는 것이다. 순행과 역행에 따라서도 아주 다른 국면이 펼쳐진다. 여기에는 가해자도 피해자도 있을 수 없다. 원인도 주체도 없다. 다만 내 몸을 지배하는 시공간의 조건이 달라졌을 뿐이다. 대운이란 바로 이 무상성의 이치를 깨우쳐주는 명리학적 키워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