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세월

燕巖 2016. 11. 3. 09:29

 

세월

 

                                             류시화

 

강물이 우는 소리를

나는 들었네

저물녘 강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홀로 앉아 있을 때

 

강물이 소리내어 우는 소리를

나는 들었네

그대를 만나 내 몸을 바치면서

나는 강물보다 더 크게 울었네

 

강물은 저를 바다에 잃어버리는 슬픔에 울고

나는 그대를 잃어버리는 슬픔에 울었네

 

강물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먼저 가 보았네

저물녘 강이 바다와 만나는 그 서러운 울음을

나는 보았네

배들도 눈물 어린 등불을 켜고

차마 갈대 숲을 빠르게 떠나지 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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