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지론(기초)

제2강. 오행(五行)

燕巖 2015. 9. 5. 00:10

2. 오행(五行)

 

 

 음양이 기본이라면 오행은 변화.

음양이 양극점을 중심으로 변화를 설명 한다면, 오행은 우주만물의 변화를 다섯 단계로 나누어 해석하는 체계다.

 

 

 

오행의 정의

 

우주의 리듬과 강밀도의 원리를 체계화한 것이 바로 오행이다. 오행은 나의 존재와 우주를 관통하는 이치다. 우주를 구성하는 기()가 음양으로 나뉘고 음양이 다시 木 火 土 金 水 다섯 개의 스텝으로 분화되었다.

 

[자평진전]에서 음양은 각각 노소(老少)가 사상(四象)으로 재차 나눠진다. ()란 동()이 극에 이르고 정()이 극에 이른 상태이니 태양(太陽)과 태음(太陰)이 그것이다. ()란 동()하기 시작함과 정()하기 시작함이니 그것이 바로 소양과 소음이다. 태양, 태음, 소양, 소음을 일컬어 사상(四象)이라 한다.

 

오행(五行)을 사상에 배치할 수 있다.

 

()는 태음(太陰)

()는 태양(太陽)

()은 소양이고,

()은 소음이다.

()는 음양(陰陽)과 노소(老少)와 목화금수(木火金水)의 충기(沖氣)가 응결된 것이다.

 

우주는 다섯 가지의 법칙과 질서 속에서 운행되어지고 있다는 의미이며, 오행은 우주가 다니는 다섯 가지의 길로 상징되어질 수 있다. 대자연의 변화를 시간적으로 분류하여 계절의 변화를 문자로 표시하였다고 본다.

 

(), 여름() 가을(), 겨울()

()

 

봄과 여름이 양을 뜻하고 가을과 겨울이 음을 뜻 하는데 음양을 연결해 주는 작용을 토()가 한다. ()는 위에서 말하듯이 계절적 성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계절과 계절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어느 한 공간에서 자라고() 무성해지고() 열매를 맺고() 씨앗()으로 저장을 한다.

 

오행을 계절적 의미나 시간적 개념으로 의식해야 한다.

 

()은 소양(少陽)으로 봄에 기운

()는 태양(太陽)으로 여름에 기운

()는 양과 음을 연결해 주는 역할

()은 소음(少陰)으로 가을의 기운

()는 태음(太陰)으로 겨울의 기운을 말한다.

 

오행을 목, , , , 수라고 하는데 하루라는 음양이 사계절이라는 오행을 지나가는 현상을 설명하는 것이 오행이라고 보며 계절을 대표하는 단어로서 선택된 것이다.

 

자연이라고 하면 중요한 건 시간의 리듬이다. 공간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형상으로 펼쳐진 것이 공간이다. 즉 시,공간은 하나인 셈이다. 따라서 계절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스승이 된다. 내가 태어난 순간의 시공간적 특성, 절기와 운기, 지역적 특성 등등을 안다는 것도 큰 선물이다. 그 정도만으로도 자신이 이 우주적 인연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리얼하게 실감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사람을 보는 시선과 태도도 달라진다.

 

 

 

오행의 이해

 

일직선적인 목표나 방향도 없다. 木 火 土 金 水 다섯 개의 마디가 연출하는 원운동이 있을 뿐이고 변화상이 있을 뿐이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서 오행이 각각 어떠한 운동성과 오행을 이해하는데 상징적인 문자인 , , , , 에 집착하지 않고 자연의 운기에 따라 분류한다.

 

그래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어 걸면 귀걸이라는 비판을 듣는다. 맞는 소리다. 음과 양 혹은 오행이라는 다섯 개의 코드로 우주를 표현하고 있으니 당연한 거 아닌가. 하지만 지금 디지털 문화도 01로 우주를 조작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므로 이런 담론 적 배치 하에선 고도의 복잡한 공식이 아니라 세상을 관통하는 운용 원리를 터득하는 것이 핵심이다.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론이 될 터이기 때문이다. 인생도, 사회도, 우주도.

 

()

목을 곡직(曲直) 음기를 뚫고 위로 솟아오르는 운동을 봄을 대표하는 목()운동이라 한다.

 

()

염상(炎上) 사방으로 확장하고 퍼져 나가는 현상으로 초목들이 잎과 줄기들을 펼치는 운동이 여름을 대표하는 운동이라고 한다.

 

()

가색(稼穡) 봄과 여름에 발산하고 팽창하려는 운동을 멈추고 이제 가을과 겨울의 수렴운동으로의 전환점을 만드는 운동이 토()운동이다.

 

()

종혁(從革) 모든 성장을 멈추고 잎이 마르고 열매를 맺어 아래로 떨어지는 현상으로 수렴운동의 전 단계인 하강운동을 가을을 대표하는 금()운동이라고 한다.

 

()

윤하(潤下) 모든 씨앗으로 저장을 하고 수렴하는 현상으로 외부적인 움직임이 없는 휴식 상태가 겨울을 대표하는 수()운동이다.

 

시간의 변화를 따라가야 한다. 子月이나, 子時. 라는 글자에서 하루의 시간과 사계절의 계절로서 두 개를 비추어서 본다. 그러니까 춥고/어둡고 그렇다. 몸으로 그걸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시간적 개념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子水로 보면 물질적 개념으로 밖에 보지 않는다. 확장이 안 되고 발전이 없는 것이다. 음양이라는 것은 계속 밤 낮 밤 낮 이것만 있어요? 지구가 스스로 도는 것이 자전이며, 한 바퀴 돌면 하루, 스스로 자전하면서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면서 돈다. 사계절이 생긴다. 일 년이다. 한 바퀴 돌면 하루 혼자만 도는 것이 아니라 공전을 한다. 그것이 사계절이 생긴다. 혼자서 도는 것이 그 자리에서 도는 것이 아니라 돌면서 태양을 또 돈다. 계속 돈다.

 

그래서 일단 이 앎의 체계에 들어오면 자연과의 왕성한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입산하거나 은둔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산이나 바다는 물론이려니와 도시의 모든 현상들에도 오행이 다 들어있다. 도시의 기계문명은 당연히 목기와 금기가 많아진다. 화려한 도심의 번화가는 화기에 속한다. 그 덕분에 사람들의 영혼은 불안과 고독에 사로잡혀 있다. 화기의 활발함으로 수기가 모자란다. 이런 배치 하에선 우울증이 만연 할 수밖에 없다.

 

 

 

오행의 본질

 

1). ()의 본질

 

하루로 보면 해가 뜨는 아침을 의미한다.

일 년으로 보면 첫 출발인 봄이다.

사람의 일생으로 보면 소년기로 볼 수 있다.

목은 시작이며, 탄생이며, 창조인 것이다.

방향은 동쪽이고, 색깔은 청색이다.

 

2). ()의 본질

 

하루로 보면 한낮의 정오를 의미한다.

일 년으로 보면 여름으로 화려한 꽃들을 상징한다.

사람의 인생으로 보면 청년기의 정열을 볼 수 있다.

화는 발산이며, 멀리까지 번지는 특징을 가진다.

방향은 남쪽이고, 색깔은 적색이다.

 

3). ()의 본질

 

한문 글자 모양에서 보듯이 양(+)과 음(-)을 함께 갖춘 음양의 통일체로 음양의 결합체라고 할 수 있다.

토는 중화 작용으로 모든 내용을 수용하는 작용을 한다.

방향은 중앙이고, 색깔은 황색이다.

 

4). ()의 본질

 

하루로 보면 저녁 무렵을 의미한다.

일 년으로 보면 가을로 열매 맺고 떨어지는 작용을 한다.

금은 단단하게 열매 맺는 껍질을 의미한다.

방향은 서쪽이고, 색깔은 백색이다.

 

5). ()의 본질

 

하루로 보면 밤 시간대로 수면 상태를 의미한다.

일 년으로 보면 씨앗 상태로 저장되어 있는 모습이다.

사람으로 보면 노년기로 본다.

수는 모든 활동을 멈추고 씨앗으로 다음을 준비하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방향은 북쪽이고, 색깔은 검정색이다.

 

그렇기 때문에 음양오행의 원리를 익히는 방법도 가까이 있다. 먼저 계절의 변화를 보라. , 여름 가을 겨울. 각 사이에 들어있는 환절기(). 이것이 오행의 걸음이다. 우리가 사는 태양계는 이 다섯 걸음을 쉬지 않고 반복해왔다. 낳고 또 낳고 하는 원동력도 거기에 있다. 그렇다면 우리네 인생도 그러할 터, 생로병사의 마디가 곧 이것이다. 청춘()은 봄이고 중년()은 여름, 폐경 이후()는 가을, 60대 이후()는 겨울이다. 각각의 마디를 넘는 시기에 토 기운이 작용한다. 잘 산다는 건 이 과정을 다 제대로 밟는다는 뜻. 청춘은 청춘답게, 중년은 중년답게, 노년은 노년답게. 이런 원리에 맞춰 인생을 구분했다.

 

 

마무리

 

음양과 오행은 분화되는 과정이다. 무엇이 분화했을까? 그것은 우리 가까이에 흐르고 있는 시간의 변화입니다. 대자연에는 글자 이전에 어떤 기운들이 존재한다. 그것들은 멈추어 있지 않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변화 한다. 그 변화하는 마디에 이름을 붙인 것이 오행이다.

 

시작이 있으면 중간이 있고, 그 다음엔 끝이 있다. 시작과 중간과 끝. 시간적 순서는 반드시 공간적 질서와 함께 한다. 시간은 공간의 다른 표현이다. 시간과 공간이 합쳐져서 시공간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은 공간의휘어짐이고 공간은 시간의주름이다. 시공간의 리듬, 그것이 곧 차서다. 우리가 살아가는 우주에는 차서가 있다. ,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차서가. 이 차서를 밟기 때문에 우주는 만물을 쉬지 않고 변화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변화하는 활동을 일러 순환이라 한다. 순환이야말로 생명의 원동력이다. 다양성과 자율성도 이 차서 안에서만 가능하다. 달리 말하면 이 차서를 한 스텝 한 스텝 밟아갈 때 비로소 이분법을 넘어선 다양성이 가능하고 주체와 대상의 능동적 개입으로서의 자율성이 가능해진다. 다양성과 자율성이란 철저히 관계와 배치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관계와 배치는 고정된 무엇이 아니라 시공간의 차서를 통해 끊임없이 변주되는 것이다. 이것을 토대로 하지 않는 한 다양해질 수 도 자율적이 될 수도 없다. 물질과 정신, 인간과 자연, 혹은 삶과 죽음 사이를 규정하는 경계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본성과 이치, 마음과 우주를 나누는 경계도 없다

발산해야 할 때와 수렴해야 할 때 이것을 조율하는 힘이 바로 자율성이다. 원칙은 간단하다. 차서를 지키고 지켜라!

 

가난할 때는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돈을 버는 행위 자체가 자기에 대한 존중감 이자 타인에 대한 배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자가 된 다음에, 먹고 살만해진 다음에도 계속 부를 증식하고자 한다면 그건 바보거나 광인이다. 자연스럽지가 않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는 부를 일구고 나면 선비를 기르기 위해 삼대가 적선을 했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자연의 지혜다. 물질적 풍요는 반드시 정신의 가치와 함께 가야 한다는 걸, 그래야 계속 만물을 낳을 수 있다는 걸 저절로 터득했던 셈이다. 태양은 조건 없이 베푼다. 이것이 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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