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날
목련꽃 피는날
그대여
목련 나무 아래로 바로 와 보세요
세찬 바람이 흔들어대도,
동박새가 와서 놀아주기를 청하여
가지를 흔들어대도,
직박구리가 엽구리를 쪼아대도
겨울잠에 빠져 있는 척
대꾸도 아니하던 목련나무 가지 끝에서
수줍은 미소가 터져 나옵니다.
겨울을 이겨낸 마른 가지 끝
꽃을 시샘하는 찬바람 속에서도
수액이 올라오고
은근한 생명의 기운이 퍼져나와
연초록 고운 색 잎사귀가 피어나기도 전에
은은한 미소가 먼저 피어납니다.
그대여
목련 나무 아래로 지금 와 보세요.
목련꽃 꼭지는 우리 동기를 키워낸
어머니의 그것이요.
꽃 봉우리 하나 따 쥐어짜면
금방이라도 우유 빛 수액이 나올 듯..
그 색은 어머니의 무명 앞치마 색갈.
그 미소는 바로 많은 인고를 당하도
입가에서 떠나지 않던 어머니의 잔잔한 미소다.
그대여
목련 나무 아래로 바로 지금 와 보세요.
목련꽃 만개하면
그 빛갈 너무 고상하여
바라보기도 미안하거늘
꽃잎이 활짝 피기전에
꽃그늘 아래서 차한잔 음미 합시다.
-모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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