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키는 것이 곧 남을 지키는 것
스승의 어깨 위에 긴 대나무 막대가 세워지면,
두 제자가 그 꼭대기에 올라가 묘기를 부립니다.
수없이 반복하는 묘기이지만
오늘따라 두 제자는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스승님. 저희들이 떨어져 죽거나 다치는 일은
스승님의 어깨에 달렸습니다. 실수 없이 잘 보호해주십시오.”
그러자 스승이 말했습니다.
“나도 너희들을 보호해야겠지만,
내 평생 쌓아온 이 묘기의 인생을
한 순간에 무너뜨리는 것은 너희들 손에 달려 있다.
너희들도 나를 잘 보호해야 한다.
각자가 실수 없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면
이는 곧 남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겠느냐?”
- 이용범/소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