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장군과 찻잔

燕巖 2016. 7. 15. 09:18

 

 

장군과 찻잔

 

 

용맹스럽기로 이름난 한 장군이

평소 애지중지하던 골동품 찻잔을

꺼내어 감상하고 있었습니다.

이리저리 만지다가 갑자기 찻잔이

손에서 미끄러졌습니다.

아이쿠

얼른 찻잔을 움켜잡은 장군의 등에서는

식은 땀이 흘렀습니다.

'천만대군을 이끌고 죽음이 난무하는

전쟁터를 들락거리면서도

한 번도 떨린 적이 없었는데,

어이 하여 이까짓 찻잔 하나에

이토록 놀란단 말인가?'

 

장군은 미련 없이 찻잔을

깨어 버렸습니다

 

보이는 것에 대한 사랑과 미움,

혹은 집착이 무엇입니까?

마음의 평화와 삶의 지혜를 어지럽히는

보이지 않는 장애가 아닐까요.

 

- 이우상 /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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