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과 찻잔
용맹스럽기로 이름난 한 장군이
평소 애지중지하던 골동품 찻잔을
꺼내어 감상하고 있었습니다.
이리저리 만지다가 갑자기 찻잔이
손에서 미끄러졌습니다.
“아이쿠”
얼른 찻잔을 움켜잡은 장군의 등에서는
식은 땀이 흘렀습니다.
'천만대군을 이끌고 죽음이 난무하는
전쟁터를 들락거리면서도
한 번도 떨린 적이 없었는데,
어이 하여 이까짓 찻잔 하나에
이토록 놀란단 말인가?'
장군은 미련 없이 찻잔을
깨어 버렸습니다
보이는 것에 대한 사랑과 미움,
혹은 집착이 무엇입니까?
마음의 평화와 삶의 지혜를 어지럽히는
보이지 않는 장애가 아닐까요.
- 이우상 / 소설가 -